글을 쓸 수 없다

우주 2017. 3. 12. 16:31

글을 쓸 수 없게 되어 버렸다.
살아오면서 문득문득, 글을 써야겠다는, 더 정확히는 무언가를 밖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의지나 욕구가 생기곤 하였다.
그 의지나 욕구가 게으름을 압도할 때 나는 글을 썼던 것 같다.
나는 지금 그런 의지나 욕구가 없다. 요 근래에는 계속 없었고, 이렇게 오래도록 없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.
그리고, 그래서. 지금 쓰고 있는 이것은 사실은 글이 아니다.
예전에도 나는, 내가 쓰는 것에 감히 '글'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어서, '글 같은 것'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.

나는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다.
글을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, 책도 거의 읽지 못하고 있다.
수동적으로 있어도 주어지는 자극과 정보들에 휩쓸리면서 넋을 놓고 살아가고 있다.

이렇게, 짧은 한탄을 해 본다.


2016 12 14

Posted by marche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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